(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많은 은퇴 가구가 여전히 노후 생활비를 자식에게 받는 용돈이나 국민연금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내 집 마련 등에 드는 비용이 과거와 달리 아주 커서 대출을 갚느라 사정이 빠듯한 자식들에게 용돈을 기대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은퇴한다면 부양해줄 가족도 없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정한 연구위원은 15일 통계청의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런 현실을 지적하면서 "우리 국민이 노후생활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어 개인 저축과 사적 연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83.7%)는 노후에 필요한 월평균 최소 생활비가 183만원, 적정 생활비가 264만원이라고 응답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만 65세 이후 노후에 필요한 의료비가 평균 8100만원이라고 최근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후 생활비 준비 상황은 암울했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8.8%에 그쳤다. 잘 돼 있지 않다는 가구가 37.3%, 전혀 안 돼 있다는 가구가 19.3%였다.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16.3%)의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생활비 충당이 여유 있다고 응답한 은퇴 가구는 6.3%인 60%는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했다. 은퇴 후 주요 생활비는 자식 등에게 받는 용돈(28%), 공적 연금(22.4%), 기초생활보장수급금이나 기초연금 등 공적 수혜금(30.6%) 등이다. 개인 저축이나 사적 연금 비율은 9.8%에 그쳤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국민은 자신의 노후 상황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이고, 가구주가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는 은퇴 시점을 늦추고 더 오래 일을 하는 것을 노후 준비 해결 방법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고령의 근로자는 이전과 같은 노동 생산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은퇴 시점을 늦출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근로 연장이 좋은 노후 준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저축과 사적 연금이 태부족인데 안정적인 은퇴 후 생활을 위해서는 개인저축과 사적연금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금융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