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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지금처럼' 살아야하는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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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지금처럼' 살아야하는 대한민국?
언제든 벼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 상존…사회·경제의 축인 중산층도 무너져 내려
세계일보 | 김현주 | 입력 2015.06.10. 05:03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모습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현재 한국사회가 이 같은 희망 없는 사회로의 진입을 눈 앞에 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드는 요즘인데, 사실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건 억만장자나 땅부자와 같은 허황된 꿈은 아닐 것이다. 그저 큰 걱정 없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적당한 소득과 안정적인 일자리, 편안한 주거환경 정도를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런 '평범한 삶'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설령 현재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더라도 언제든 이른바 '벼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기 때문. 이런 가운데 사회의 튼튼한 버팀목이자 경제의 중심축인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이제 웬만한 소득으로는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크게 줄고, 스스로를 하류층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무엇보다도 이런 양상이 자녀세대로 까지 대물림 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 중산층에 대한 다양한 인식에 대해 살펴 봤다.
국민 절반 가량이 현재보다 나은 상태로의 '계층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체 27%만이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산층 이미지 및 한국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조사한 결과, 다수의 눈에 비춰지는 한국사회의 모습은 가난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고 더 나은 삶을 기대하기도 힘든 사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전체 10명 중 6명이 한국에서는 한번 가난해지면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은 14.9%에 그쳤다.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인식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한 2명 중 1명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현재보다 나은 상태로의 계층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바라봤으며, 향후 자녀세대의 계층상승이 자유로울 것 같다는 의견은 단 10.3%에 불과했다.
특히, 자녀세대의 계층상승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젊은 세대에서 보다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시각은 10명 중 2명에 그쳤다.
한 국가의 사회적·경제적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중산층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최근의 현상도 조사결과에서 여실히 확인됐다. 전체 10.9%만이 한국은 중산층이 많은 나라라고 바라본 것. 10명 중 6명은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고령층일수록 중산층으로서의 삶을 바라는 마음이 강한 편으로 그만큼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평균 이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스스로의 계층을 평가한 결과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전체 27%에 불과했으며 상류층이라는 평가는 단 0.6%뿐이었다. 반면 자신이 하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46.3%로 절반에 가까웠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6.1%였다. 이 중 자신이 중산층이나 상류층이 아니라고 평가한 응답자의 80.2%는 현재보다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욕구를 분명하게 나타냈다. 특히, 20대가 다른 계층으로의 '신분상승'을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다.
그렇다면 중산층을 결정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은 한국사회에서 중산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부동산을 포함한 총 자산규모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현금 보유량과 직업이 중산층의 기준이 된다는 의견도 많아, 결국 소득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중산층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진다는 인식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학력과 학벌, 사회적 인맥을 갖춰야 중산층이 된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식 수준 및 문화적 취향과 같은 사회문화적인 관심사에 대한 중요도는 낮게 평가됐다.
트렌드모니터는 "한국사회에서는 개인의 지적 취향이나 문화적 수준보다는 부와 명예·지위 등 외형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게 인식된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사람들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과인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이상적인 중산층의 이미지는 문화적 취향이 깊고 다양하며 지식이 많은 사람이었다. 문화적·지적 수준을 갖추고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중산층이라는 인식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직업이 있는 사람 ▲사회적 인맥이 있는 사람 ▲총 자산이 많은 사람 ▲현금 보유가 많은 사람이 이상적인 중산층의 모습이라는 시각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평가 결과, 10명 중 2명만이 우리나라의 중산층이 사회에 기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약자들에 관심이 많고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는 시각도 매우 적은 수준으로, 한국사회의 중산층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사회적 역할에는 다소 소홀하다는 평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중산층이 주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시각은 전체 3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투명하고 깨끗하게 재산을 축적해왔을 것이라는 평가도 27.9%에 그쳤다. 젊은 층일수록 중산층이 자수성가한 사람들이고 투명하고 깨끗하게 재산을 모았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는 모습이 좀 더 뚜렷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중산층이 대체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이라는 의견에는 절반에 미치는 못하는 40.5%가 동의했다.
중산층의 문화생활과 관련해서는 전체 62.1%가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영화를 많이 보는 것 같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중산층이 각종 공연장을 많이 가거나 전시회를 많이 다닌다고 바라보는 의견은 다소 적은 수준이었으며, 음악회와 미술관에 많이 갈 것 같다는 인식도 각각 30.1%, 27.1%에 그쳤다.
국내 중산층들이 선호할 것 같은 문화생활로는 자기관리를 위한 운동과 여행 및 현지 문화체험이 가장 많이 꼽혔다. 그 다음으로 ▲영화관람 ▲연극·뮤지컬 감상 ▲골프 관련 모임을 많이 가질 것 같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대체로 중산층이 운동과 여행, 영화관람 등 대중적인 활동을 선호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hjk@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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