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보험료 오르고 보장한도는 낮아지고
예정이율 0.25% 낮아져 보험료 5% 이상 올라
가입 시 의료비 한도는 높게 설정하는 것 유리다음 달부터 실손형 민영의료보험이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실손형 민영의료보험이란, 보험 가입자가 실제로 쓴 의료비만큼 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상품이다. 국민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환자 본인이 내야 할 의료비를 전액 보장해 주기 때문에 경기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그런데 손해보험사들은 회계연도가 대부분 4월에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맞춰 보험 상품의 가격과 내용 등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보험사 사정이 빠듯해졌기 때문에 손보사들은 다음 달부터 보험료는 최대 10% 올리고 보장 범위는 축소할 예정이다. 민영의보 가입을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이달 내에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유리한 셈이다. 양세정 보험컨설턴트는 "통상 보험사들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품을 개정하지 않는다"며 "상품 개정 전에 가입하면 기존 약관이 만기까지 계속 적용되기 때문에 가입한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험료는 최대 10% 인상
보험사들은 올해 예정이율을 일제히 0.25%포인트씩 낮출 예정이다. 예정이율이란 보험료 산출에 기준이 되는 이자율인데,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는 5% 정도 비싸진다.
현대해상·LIG손보·동부화재 등 대다수 보험사가 예정이율을 다음 달부터 0.25%포인트씩 내릴 계획이다. 그만큼 소비자가 내야 할 보험료가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실손형 민영의보는 4월 이전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외에도 위험률을 동시에 변경 적용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위험률이란,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할 확률을 계산한 일종의 통계 수치다. 예정이율 인하 요소에 위험률 변경 요소가 더해져서 보험료가 최종 결정된다는 뜻이다. 위험률은 상당수 보험사가 각자 쌓아둔 통계에 따라 바꾸게 되는데 대체적으로 질병 입원 의료비는 싸지고 질병 통원 의료비는 비싸진다.
◆보장한도는 반 토막
민영의료보험은 작년만 해도 보장한도가 입원 의료비 1000만원, 통원 의료비 하루 1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원의료비 1억원, 통원의료비 50만원까지 한도를 높인 신상품들이 대거 쏟아졌다. 또 보장기간도 80세에서 100세까지 길게 늘인 장수형 상품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4월부터 이 같은 혜택을 반 토막 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입원 의료비 한도는 현재 3000만·5000만·1억원 중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 중 1억원 한도는 없어지게 된다. 통원 의료비도 하루 10만·30만·50만원 중에서 고를 수 있었지만 이제는 10만·20만원으로 선택폭이 줄어들게 된다. 요즘 TV홈쇼핑에서 민영의료보험을 팔면서 '3월까지만 한정 판매합니다'라며 가입을 권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루 50만원 보장한도 상품에 가입해 1일 병원비가 56만5000원이 나왔다면 환자는 6만원(자기부담금 5000원 공제)만 내면 됐지만, 앞으로는 20만원이 넘는 돈은 환자 본인이 내야 한다. 병원에 지속적으로 매일 통원하면서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겐 불리해지는 것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통원 의료비의 경우 자기부담금을 현재 건당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세정 보험컨설턴트는 "입원의료비 한도를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려도 소비자가 더 내야 하는 보험료 부담은 월 몇백 원 수준"이라며 "향후 물가상승으로 인해 의료비 지출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입한다면 의료비 한도를 1억원까지 높게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실제로 40세 남성이 질병 입원 의료비 특약(5년 갱신 기준)에 가입하는 경우, 3000만원으로 한도를 정하면 월 보험료 부담이 약 7400원 정도 된다. 하지만 이를 1억원 한도까지 끌어올리면 월 보험료는 7700원에 달한다. 보장 한도는 두배 이상 늘어났는데도 월 보험료 차이는 단 300원밖에 나지 않는다.
◆가입 시 유의해야 할 점은
그런데 소비자가 실손형 민영의보에 가입할 땐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실손 의료비 특약은 3~5년마다 보험료가 갱신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보험사들은 급작스럽게 의료비 지급이 늘어나는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료를 3~5년마다 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계약 갱신 시점에 가입자의 연령 증가·발병률·의료수가 상승 등이 반영돼 보험료가 인상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치매나 디스크, 신경계 질환 등은 보험사별로 보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보장 질병 범위에 대해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질병 의료실비의 경우, LIG손보·흥국화재 등은 기질성 치매(알츠하이머병 등)에 대해서도 보장해 주지만 삼성화재·현대해상 등은 보상해 주지 않는다.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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